퇴직연금 ETF 당일매매 시작, 기존 거래와 무엇이 달라졌나

퇴직연금 ETF 당일매매 시작, 기존에는 무엇이 불편했고 어떻게 달라졌나

퇴직연금 ETF 당일매매가 가능해지면서 은행 퇴직연금 계좌에서 ETF를 운용하는 방법이 한층 간편해졌습니다. 신한은행은 9월 21일부터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인 DC와 개인형퇴직연금 IRP 가입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ETF 당일매매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보유하고 있던 ETF를 매도한 뒤 대금결제를 기다리지 않고 같은 날 다른 ETF를 매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매도 결과는 시스템 기준 약 2~10분 안에 계좌 잔고에 반영됩니다. 뉴스핌

주식계좌에서 ETF를 자유롭게 거래해온 사람이라면 “원래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퇴직연금 계좌는 일반 증권계좌와 운용방식과 규정이 다르기 때문에 상품을 변경할 때 예상보다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기존에는 무엇이 불편했을까

퇴직연금에서 ETF를 직접 운용하는 사람에게 가장 답답했던 부분 중 하나는 상품을 교체할 때 생기는 시간 차이였습니다.

예를 들어 A ETF를 매도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B ETF로 옮기고 싶어도 매도대금이 바로 다음 거래에 사용되지 않는다면 투자자는 기다려야 합니다.

그 사이 시장가격이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장기간 투자하는 퇴직연금에서는 하루 이틀의 가격 변화가 항상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직접 자산배분을 관리하는 사람에게는 원하는 시점에 상품을 바꾸기 어렵다는 불편이 있었습니다.

이번 서비스는 바로 이 부분을 줄인 것입니다.

당일매매가 정확히 무엇인가

이름 때문에 주의할 부분이 있습니다.

퇴직연금 ETF 당일매매가 시작됐다고 해서 퇴직연금 계좌를 일반 주식 단타 계좌처럼 사용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핵심은 ETF를 매도한 날 다른 ETF에 재투자할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신한은행은 여기에 ‘이어 거래하기’ 기능도 적용했습니다. ETF를 매도한 뒤 다른 메뉴로 이동하지 않고 다음 상품 매수단계로 이어갈 수 있습니다.

ETF뿐 아니라 예금·펀드·TDF 등 다른 퇴직연금 상품과 연결하는 복합매매 기능도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뉴시스

따라서 ‘당일매매’라는 표현보다 ‘상품교체 시간이 짧아졌다’고 이해하면 실제 변화가 더 잘 보입니다.

DC와 IRP는 내가 직접 운용하는 비중이 중요하다

퇴직연금이라고 해서 모든 가입자가 같은 방식으로 투자하는 것은 아닙니다.

DC형과 IRP에서는 가입자가 자신의 계좌 안에서 상품을 선택하고 관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금 중심으로 운용하는 사람도 있고 TDF나 펀드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으며 ETF를 직접 선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ETF를 직접 운용하는 가입자에게 이번 변화의 체감효과가 큰 이유입니다.

반대로 퇴직연금을 예금이나 TDF 하나에 장기간 넣어두고 거의 변경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당일매매 기능이 생겼다고 해서 운용방식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빨라졌다고 자주 거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거래가 편해졌다고 해서 퇴직연금 ETF를 매일 사고팔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퇴직연금의 목적은 기본적으로 노후자산 형성입니다.

오늘 시장이 떨어졌다고 팔고 다음 날 다시 오를 것 같다고 사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장기투자의 장점을 잃을 수 있습니다.

ETF 가격을 계속 확인하다 보면 단기 변동에 민감해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당일매매 기능은 시장을 예측하기 위한 수단보다 필요한 자산배분 변경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된 기능으로 활용하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ETF 이름보다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봐야 한다

퇴직연금에서 ETF를 선택할 때 수익률 순위만 보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ETF 이름이 비슷해도 추종하는 지수와 투자자산이 다를 수 있습니다.

미국 주식시장 전체를 추종하는 상품과 특정 기술주에 집중하는 상품의 위험은 같지 않습니다.

채권 ETF도 만기구조와 투자대상에 따라 가격 변동폭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ETF를 교체하기 전에는 최근 수익률뿐 아니라 어떤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인지, 보수는 얼마인지, 자신의 전체 연금자산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퇴직연금에서는 위험자산 규정도 확인해야 한다

일반 증권계좌와 퇴직연금 계좌의 중요한 차이 중 하나입니다.

퇴직연금은 노후생활을 위한 자산이라는 성격 때문에 투자 가능한 상품과 위험자산 비중 등에 별도의 규정이 적용됩니다.

그래서 일반 계좌에서 거래할 수 있는 ETF라고 해서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무조건 같은 방식으로 매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당일매매 서비스가 생겼다고 이러한 기본 규정까지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상품을 교체할 때는 자신의 계좌에서 해당 ETF가 매수 가능한 상품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IRP를 여러 개 가지고 있다면 계좌부터 확인하자

퇴직연금 ETF에 관심이 커지면서 은행과 증권사에 여러 IRP 계좌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경우 새로운 서비스가 나왔다는 기사만 보고 모든 금융기관에서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번에 발표된 당일매매 서비스는 신한은행의 DC·IRP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입니다. 뉴스핌

자신이 어느 금융기관에 퇴직연금을 가지고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해당 금융기관의 거래방법과 수수료, 투자 가능한 상품을 살펴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편리해진 것은 ‘속도’, 투자원칙까지 바뀐 것은 아니다

이번 퇴직연금 ETF 당일매매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ETF 매도 후 다른 ETF를 사기 위해 기다려야 했던 시간을 줄였다는 것입니다.

매도 결과가 반영되면 같은 날 다른 ETF에 다시 투자할 수 있고 상품변경 과정도 간단해졌습니다.

하지만 거래속도가 빨라졌다고 퇴직연금의 목적이 단기투자로 바뀐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은퇴시점과 위험감수 수준, 주식과 채권 비중을 먼저 정하고 필요한 경우 자산배분을 조정하는 기본원칙은 그대로입니다.

결국 이번 서비스의 장점은 더 자주 거래할 수 있게 됐다는 것보다 필요할 때 원하는 자산배분으로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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