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통합 한 달, 이용객 11.9% 늘고 교통비 228억 원 줄었다는데 무엇이 달라졌을까
KTX와 SRT를 따로 생각했던 철도 이용방식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고속철도 통합 운영이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하루 평균 이용객이 전년보다 11.9% 늘었고, 정부는 운임 인하와 마일리지 확대 등을 통해 한 달 동안 이용자 교통비가 228억원 줄었다고 발표했습니다. Korea.kr
숫자만 보면 성공적인 변화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열차를 이용하는 사람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예매가 실제로 쉬워졌는지, 좌석은 얼마나 늘었는지, 요금은 어떻게 달라졌는지입니다.
KTX와 SRT가 왜 따로 있었을까
우리나라 고속철도는 오랫동안 서울역을 중심으로 운행하는 KTX와 수서역을 중심으로 운행하는 SRT가 분리된 구조였습니다.
이 때문에 출발역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열차가 달랐고 좌석 공급과 예매시스템도 나뉘어 있었습니다.
특히 서울 강남권이나 경기 남부에서 접근하기 편한 수서역은 특정 시간대 좌석을 구하기 어렵다는 불편이 반복됐습니다.
정부는 9월 1일부터 분리됐던 고속철도를 통합 운영체제로 전환했습니다. Korea.kr
한 달 동안 이용객은 얼마나 늘었나
국토교통부가 9월 1일부터 27일까지 집계한 결과 고속철도 하루 평균 이용객은 전년보다 3만4천 명, 11.9% 증가했습니다.
특히 수서축 이용객은 27.8% 증가했습니다.
수서역 공급좌석은 약 1만6천 석, 30% 늘었고 운행횟수도 10회 증가했습니다. 그 결과 공급좌석 대비 이용객 수준을 나타내는 이용률은 4%포인트 낮아졌습니다. Korea.kr
사람이 줄어서 좌석 구하기가 쉬워진 것이 아니라 좌석 자체를 더 많이 공급하면서 혼잡을 낮춘 것입니다.
출퇴근 이용자는 변화가 더 컸다
고속철도를 여행에만 이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천안아산·오송·대전 등에서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출퇴근하거나 통학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통합 이후 정기권을 이용한 출퇴근·통학 승객은 하루 평균 25.2% 증가했습니다. Korea.kr
정기적으로 철도를 이용하는 사람에게 열차 한두 편의 추가 운행은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아침 열차를 놓쳤을 때 다음 열차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줄고 퇴근시간 선택폭이 넓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방 노선도 조금 달라졌다
통합 효과가 서울과 수서에만 집중된 것은 아닙니다.
주중 23회, 주말 26회 운행이 확대됐고 전라선·동해선·경전선처럼 기존에 고속철도 운행간격이 길었던 노선은 평균 운행시격이 약 4분 줄었습니다.
서대전과 구포를 경유하는 노선도 신설됐습니다. Korea.kr
4분이라는 숫자만 보면 별 차이가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균값이기 때문에 실제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열차편 자체가 늘어났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합니다.
228억원은 어디서 절약됐을까
정부가 발표한 교통비 절감액은 한 달 228억원입니다.
고속철도 통합을 계기로 운임을 10% 인하했고 수서발 KTX에도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임산부와 청소년 등에게 적용되는 공공할인도 이용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확대했습니다. Korea.kr
정부는 이런 효과가 1년간 이어질 경우 연간 약 2,800억원의 교통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한 달의 실적을 토대로 한 전망이므로 실제 연간 절감액은 앞으로 이용객과 운행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환승할인도 눈여겨볼 변화다
고속철도를 탄 뒤 일반열차로 갈아타야 하는 지역에서는 환승비용도 중요합니다.
통합 이후 고속철도와 일반철도 사이의 환승할인이 모든 고속열차로 확대됐습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환승 이용객은 전년보다 64.9% 증가했고 약 3,700명이 추가로 환승혜택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orea.kr
서울이나 부산 같은 주요 고속철도역에서 여행이 끝나는 사람이 아니라 일반철도를 한 번 더 타야 하는 이용자에게 의미가 있는 변화입니다.
예매 앱은 어떻게 달라졌나
통합 과정에서는 ‘코레일+’ 통합 앱도 출시됐습니다.
정부는 회원 수가 2천만 명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Korea.kr
이전처럼 운영주체에 따라 여러 시스템을 오가야 했던 불편을 줄이는 것이 통합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입니다.
게다가 10월부터는 열차표를 출발일 두 달 전부터 예매할 수 있도록 기간도 확대됐습니다.
12월 여행이나 연말 일정처럼 미리 계획하는 사람은 이전보다 빨리 좌석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표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좌석이 늘었다고 인기 시간대 매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금요일 저녁이나 일요일 오후, 연휴와 명절처럼 이용객이 집중되는 시간에는 여전히 예매경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명절 승차권은 일반적인 두 달 전 예매방식과 별도의 특별 예매일정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공지사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통합의 효과는 ‘이제 언제든 좌석을 구할 수 있다’가 아니라 전체 공급량과 선택지가 이전보다 늘어났다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한 달 성적표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
고속철도 통합 한 달의 결과를 숫자로 보면 이용객 11.9% 증가, 수서역 좌석 30% 확대, 정기권 이용객 25.2% 증가, 교통비 228억원 절감입니다. Korea.kr
하지만 승객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KTX와 SRT가 나뉘어 있던 구조에서 벗어나 어디에서 출발하느냐에 따라 제한됐던 좌석과 노선 선택폭이 넓어졌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판단해야 할 것도 분명합니다.
통합 직후 한 달의 좋은 수치가 연말과 명절 같은 실제 혼잡기에도 유지되는지, 늘어난 운행편이 정시성과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는지입니다.
한 달 성적표는 긍정적이지만 진짜 평가는 사람들이 몇 달 동안 직접 예매하고 타본 뒤에 더 분명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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